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이 드디어 지갑을 열었습니다. 3년 만의 초대형 딜,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베팅 주인공은 다름 아닌 미국 석유기업 옥시덴탈의 화학 부문 자회사 ‘옥시켐’입니다. 모두가 AI와 반도체에 열광하는 이때, 거장이 선택한 비(非)첨단 산업 투자는 단순한 매입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은퇴를 앞둔 시점, 이 ‘신의 한 수’는 과연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요?
목차
- 현금 부자 버핏, 3년 만의 코끼리 사냥
- AI 시대, 버핏의 선택은 ‘석유화학’
- 100억 달러 베팅, 옥시덴탈 ‘긴 그림’의 완성
- 버핏의 ‘가치 투자’ vs. 월가의 ‘AI 광풍’: 시장의 두 가지 시선
- 전문가 논평: 거장의 ‘시간 초월 전략’과 현재 시장의 역설
- 버핏 베팅의 교훈과 투자자에게 주는 메시지
1. 현금 부자 버핏, 3년 만의 코끼리 사냥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수년 간 막대한 현금 자산을 쌓아두고 관망세를 유지해왔습니다. 그의 투자 지주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 금고에는 우리 돈으로 약 500조 원에 육박하는 ‘돈 보따리’가 쌓여 있었죠. 버핏은 늘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아쉬움을 토로해 왔습니다. 스스로를 ‘코끼리 사냥꾼’에 비유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는 ‘통 큰 딜’을 찾기 어렵다고 말해왔던 그가 마침내 움직였습니다.
이번 100억 달러 베팅은 3년 만에 성사되는 메가 딜이라는 점, 그리고 그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마지막 대형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 세계 월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버핏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단순한 주식 매매를 넘어, 시장의 방향을 가늠하는 ‘투자 나침반’으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2. AI 시대, 버핏의 선택은 ‘석유화학’
현재 글로벌 증시의 메인 테마는 단연 AI(인공지능)와 반도체입니다. 혁신과 성장이라는 강력한 서사를 등에 업고 이들 섹터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치 투자의 살아있는 전설’인 버핏의 선택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가 손을 뻗은 곳은 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먼 미국 석유기업 옥시덴탈(Occidental Petroleum)의 석유화학 부문 자회사인 옥시켐(OxyChem)입니다. 이 선택은 많은 이들에게 의아함을 안겨줍니다. 모두가 미래를 논할 때, 버핏은 오히려 안정적이고 전통적인 산업을 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AI가 고평가되었다’는 경계심을 넘어, 버핏이 추구하는 ‘좋은 기업을 싸게 매입한다’는 오랜 철칙을 충족시키는 거래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시장의 열기에서 벗어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탄탄하지만 일시적으로 저평가되었거나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백기사로 지원하며 알짜 자산을 챙기는 그의 고전적인 전략이 다시 한번 발동된 것입니다.
3. 100억 달러 베팅, 옥시덴탈 ‘긴 그림’의 완성
이번 옥시켐 인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이 딜이 6년 전 옥시덴탈 정유에 대한 100억 달러 투자의 단순한 연장선이 아닌, ‘버핏의 긴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은 2019년, 옥시덴탈이 아나다코(Anadarko) 인수전에서 경쟁자인 쉐브론(Chevron)을 이기기 위해 자금 조달이 절박했을 때 ‘백기사’로 등장했습니다. 당시 그는 연 8%의 고배당 우선주 100억 달러 매입과 더불어, 보통주 8,390만 주를 50억 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Warrant)까지 확보하는 ‘꿩 먹고 알 먹는’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이후 옥시덴탈은 막대한 부채를 안게 되었고, 버핏의 고금리 우선주는 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버핏은 꾸준히 옥시덴탈의 보통주를 추가 매수하며 최대 주주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부채 감축에 어려움을 겪는 옥시덴탈을 정조준하여 핵심 자회사인 옥시켐을 직접 인수하는 협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과거의 투자를 통해 확보한 지위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완전 소유권까지 확보하려는 치밀한 전략의 정석을 보여줍니다. 즉, 이번 딜은 6년 전 씨앗을 뿌린 ‘인수 후 재정비’라는 거대한 계획의 화룡점정(畫龍點睛)인 셈입니다.
4. 버핏의 ‘가치 투자’ vs. 월가의 ‘AI 광풍’: 시장의 두 가지 시선
워런 버핏은 최근 포트폴리오에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17년간 4,000%에 육박하는 수익을 안겨준 중국 BYD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대신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향후 50년은 들고 있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 모든 선택은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AI와는 거리가 멀며, 이는 곧 현재 증시 상황에 대한 그의 경고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버핏이 꼽는 밸류에이션 최고의 단일 지표인 ‘버핏 지수’(증시 시가총액/GDP)는 현재 사상 최고치인 220%에 근접하며, 이는 닷컴 버블 당시의 140%를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버핏은 이 지표를 통해 AI를 주재료로 한 현재 증시가 과열 상태이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경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월가의 주류 시각은 조금 다릅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20개 밸류에이션 지표 중 19개가 고평가 상태인 것은 사실이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같은 기관들은 이것만으로 증시를 **’거품’**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과거와 달리 지수를 구성하는 산업과 기업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부채 구조 또한 질적으로 개선되었다는 것입니다.
월가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들이 중장기적으로 높은 멀티플(배수)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이 아직 충분히 달릴 ‘연료’를 남겨두고 있으며, 시장은 과열이 아닌 ‘재평가’ 단계에 있다는 시각입니다.
5. 전문가 논평: 거장의 ‘시간 초월 전략’과 현재 시장의 역설
워런 버핏의 옥시켐 베팅은 단순히 한 기업을 인수하는 경제 행위를 넘어, 현재 시장의 흐름과 투자 철학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본 딜은 워런 버핏이 가치(Value)를 판단하는 기준이 시장의 단기적인 유행이나 기술 혁신의 속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의 전략은 ‘시간을 초월한 투자(Timeless Investing)’의 전형입니다. 6년 전 씨앗을 뿌려, 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금을 투입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린 후, 마침내 핵심 자산을 완전 소유하는 방식으로 ‘알짜배기’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감정적인 휩쓸림 없이, 철저히 숫자의 힘과 장기적인 비전으로 승부하는 거장의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합니다.
현재 시장의 역설은 여기에 있습니다. AI 광풍은 눈부신 혁신을 약속하며 ‘성장만이 왕’이라는 메시지를 던지지만, 버핏은 그 성장의 격랑 속에서 오히려 ‘가격 대비 가치’가 훼손되지 않은 전통 산업으로 회귀했습니다. 이는 성장주가 극도로 고평가된 현 시점에서, 진정한 가치 투자처는 대중의 시선이 머무르지 않는 곳에 있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반영합니다.
선별 게재 및 부가 가치: 이번 딜은 버핏이 투자 결정 시 ‘기업의 부채 구조’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옥시덴탈의 부채 부담이 버핏의 우선주 배당 조건과 맞물려 실질적인 압박 요인이 되었고, 결국 이 압박이 핵심 자회사 매각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는 투자자가 단순히 매출이나 이익률뿐 아니라, 기업의 자본 구조와 재무 건전성을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버핏의 투자는 ‘장기적인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옥시켐과 같은 석유화학 부문은 경기에 민감하지만, 일단 안정화되면 꾸준한 현금 흐름을 보장하는 성숙 산업입니다. 이는 변동성이 높은 기술주보다 은퇴를 앞둔 버핏이 선호하는 ‘안정적인 자산 방어 및 증식’의 철학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6. 버핏 베팅의 교훈과 투자자에게 주는 메시지
결국, 워런 버핏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 100억 달러 베팅은 단순히 큰 돈이 오간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가치 투자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거장의 웅변적인 답변입니다.
시장 전체가 AI의 황홀경에 빠져 밸류에이션의 의미를 잊어가는 듯한 지금, 버핏은 투자는 결국 인내와 기회 포착의 예술임을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선택이 AI 찬양론에 휩싸인 월가의 예상을 뒤엎고 다시 한번 ‘시장을 꿰뚫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그에게 향하는 이유입니다.
투자자들은 버핏의 사례를 통해,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내재 가치를 평가하고, 시장의 과열에 휩쓸리지 않는 독립적인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는 핵심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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